컨펌(2)

식탁에 마주 앉아 늦은 저녁을 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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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나 회사 그만두려고…’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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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쩌다 보니 말은 통보로 나갔지만 그녀의 동의를 갈구하는 눈동자였습니다.

잠깐의 머뭇이 있었지만 내색하지 않으려는 눈치입니다. 표정은 담담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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몇 번의 질답이 오고 갑니다.

무엇을 먹었는지 밥맛이 어땠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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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그래’

예상하고 있던 그녀였습니다.

생각보다 동의를 얻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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인생 중, 가치를 느껴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지 못했던 기억이 몇 번 있습니다.

이런저런 이유가 있었지만 결국 스스로의 포기였습니다.

그런 포기의 순간마다 저로 하여금 그런 선택을 하게 한 대상을 찾아 범인으로 몰았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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스스로 포기한 것을 외면해버려서 조금이라도 괜찮아지기 위한

본인에게 소름 돋게 관대한 세상 유연한 정신승리의 순간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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벽에 부딪혀 아플까 봐 무서웠던 거면서,

몇 번 찔린 따끔함이 뜨거워 다 안 것 마냥 결론낸 것이었으면서,

마냥 좋아 보여, 가야 할 길 어떻게 생긴지 들여다보지도 않고 찾아가

새어 나오는 입 냄새 조금 맡고 혼비백산 도망쳤던 것이었으면서 말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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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래간만에 그때의 냄새를 맡았습니다.

그녀의 컨펌은 떨어졌지만 그 순간 찌른 그 기억들의 냄새는 다시 겁이 났습니다.

한편으로는 ‘어? 이렇게 되는 게 맞나? 왜 안 잡아주지?’ 라는 생각도 아주 조금은 있었던 것 같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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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랜 기간 고민했던 ‘내 일’이지만,

뾰족하게 무엇을 하겠다는 생각 없이 때가 되어 하겠다는 출발.

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이 같이 고생해야 하는 결정. 걱정.

불투명하고 험난함이 예상되는 지도 없는 모험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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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날 밤 저는,

개인 역사상 최초로 그 누구도 볼모로 잡을 수 없는 ‘자유인의 벼랑’에 기어이 올랐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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