Diary

스스로 선택한 생각씨앗이 뿌리를 내리고 잎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순간을 관찰할 수 있는 꽤 사적인 공간.

굳이 산 휴대폰

카톡은 대단했습니다. ​ 새로 산 휴대폰에 카톡을 설치했을 때 느꼈습니다. ‘오 나의 대화방들이 살아 있다니!’ ‘오 휴대폰 연락처에 있던 분들의 프로필도 다 보이는구나!’ 숨어 버린 저를 들켜버린 느낌이었습니다. 굳이 가르쳐 주지 않아도 되는데 말입니다. ​ 일하면서 많은 분들을 만났고 그 분들과의 대화방에 여전히 채팅이 오고갑니다. 어떤 방은 슬며시 나오기도 하고 어떤 방은 눈팅으로 전환합니다. 어떤 […]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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잉여

운동을 시작했습니다. ​ 아침에 일어나서 1시간 반 동네 하천변을 걷거나 뛰었습니다. 유산소 운동을 마치고 팔굽혀펴기, 윗몸일으키기, 스쿼드 15세트를 마치고 집으로 들어왔습니다. ​ 아침에 일과 준비를 서두르는 가족들의 풍경과 걸맞게 ‘나 살아 있다고! 나도 뭘 하고 있다고!’ 보란듯 부산하게 움직였던 것 같습니다. ​ 땀을 쭉 빼고 집에 들어오면 기분이 상쾌했습니다. 운동하는 동안 떠올랐던 아이디어들을 까먹을세라 메모장에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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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회적 디톡스

퇴사하겠습니다. ​ 부득불 퇴사를 택할 만큼 좋지 못한 환경은 아니었지만 피고용자가 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을 택했습니다. 몇 가지 이야기들이 오고 가다 보니 ‘이제 내 붓을 잡을 때’가 되었음을 더 확실히 느꼈습니다. ​ 그렇게 저는 며칠 만에 자연인이 되었습니다. 스스로 택한 결정이고 잘했다고 스스로 위로했습니다. ​ ‘일단 놀자’ ​ 아무 생각 안 하고 일주일만 놀기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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컨펌(2)

식탁에 마주 앉아 늦은 저녁을 했습니다. ​ ‘나 회사 그만두려고…’ ​ 어쩌다 보니 말은 통보로 나갔지만 그녀의 동의를 갈구하는 눈동자였습니다. 잠깐의 머뭇이 있었지만 내색하지 않으려는 눈치입니다. 표정은 담담합니다. ​ 몇 번의 질답이 오고 갑니다. 무엇을 먹었는지 밥맛이 어땠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. ​ ‘그래’ 예상하고 있던 그녀였습니다. 생각보다 동의를 얻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. ​ 인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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컨펌(1)

결정은 제 몫이었고 여파도 계산해야 했습니다. 혼자만의 일이 아니게 된 몸이기에 컨펌을 득해야 하는 분이 있기 때문입니다. ​ 제 몸 안에서 결정이 굳어진 퇴근길, 조금씩 익숙해졌던 길 위에서 ‘드디어’라는 생각이 반가우면서도 집에 가면 어떻게 말을 해야, 앞으로 어떻게 할까, 내일 회사에는 뭐라고 해야 할까 하다가 다시, 집에 가면 어떻게 말을 해야 하나 짧은 간격으로 돌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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얕다

얕은 사람입니다. 스스로 정제되지 못한 사람이라고 여깁니다. ​ 부쩍 제가 한 말이 부메랑이 되어 가슴에 꽂히는 일이 많아집니다. 미늘이 달린 마냥 쉬이 빠지지 않고 따갑게 덜렁입니다. ​ 따가워서 벗어나고 싶습니다. 언젠가는 빠질 테니 또 따갑지 않으려면 말을 잘 해야 합니다. 말을 무겁게 해야 할 처지입니다. 팔랑 거리 것은 더 이상 안됩니다. 노력하고 발전해야 할 부분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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글쓰기

책을 좋아하지 않아 읽지 않습니다.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큰 트라우마가 있었던 것처럼 배척합니다. 훌륭한 사람들은 대게 책을 가까이하는 것 같은데 전 훌륭한 사람이 되지 못하려나 봅니다. 그래서 말주변도 부족하고 어휘력도 딸리는가 봅니다. ​ 제가 부러워하는 유형의 사람은 예시를 잘 들어가며 얘기하시는 분들입니다. 어느 책을 저술한 중세의 ‘키를라코케르케르’ 같은 느낌의 이름을 아무렇지 않게 거론하며 그분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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결의

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? 막상 시작하겠다고 마음은 먹었는데 말이죠. ​ 사실 ‘내 일을 하자’의 마음이 다입니다. 뾰족이 이건 대박이야라고 생각 드는 아이템은 없습니다. 이거 해보면 어떨까 괜찮을 것 같은데 하 이건 이래서 힘들 거야 음 조금 해볼까 역시 안되네 이런 흐름의 연속으로 그래서 뭘 하고 싶은 건지 셀프 스무고개 중입니다. ​ 주변에서 반신반의하시는 분들의 시선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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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작

시작선에 서 있습니다. 가슴이 두근거리는 일입니다. 그런데 뇌가 소박해서 큰일입니다. ​ 밑도 끝도 없이 난데없는 자기 고백의 시간이 되었습니다. 어차피 들킬 일이라서 전전긍긍하다 들키기보다는 시원하게 까고 시작하는 편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. ​ 지금 기분은 뭐랄까요, 집 없는 달팽이가 6차선 도로를 횡단하는 기분이고 이제 막 보도 블럭을 꿀락거리며 간신히 내려와 아스팔트에 닿은 기분입니다. ​ 아스팔트의 느낌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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